내용
예술가 김희욱
현대인이 느끼는 감정의 이면을 다양한 관점으로 풀어내어 영상과 설치를 통해 이야기한다. 여러 가지 행동 패턴과 사회 현상의 원인을 감정으로 두고 재해석해, 감정이 작동되는 심리적 매커니즘을 탐구하고 사회와 개인이 감정을 매개로 형성한 관계성을 추적한다. 김희욱은 특히 불안, 질투, 슬픔,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에 주목하고 이를 본능적인 차원의 깊은 내면에서부터 자본주의 시스템까지 폭넓은 관점으로 다룸으로써, 감정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감각할 수 있게 한다. 최근에는 극단의 자기애와 자기혐오 사이에서 고뇌하는 자아를 통해 내면화된 분노가 만들어 내는 심리적 양상을 다루고 있다.
예술가 정수
언어로 서사를 구축하고 이를 다시 시각 매체로 해체하여 다양한 형태의 시청각적 작품을 생산한다. 시적 효과가 언어적, 비언어적 영역 모두에서 유효하단 점에 주목하고 이것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적극적으로 작업 안으로 끌어온다. 언어와 시각의 결합으로 강조된 모순, 역설, 비논리 등은 그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한계, 혼란, 의심, 어리석음이라는 실존적 상태를 드러내는 효과적인 재료가 된다. 이렇듯 작가는 리얼리티와 픽션이 중첩된 작품을 통해 불확실성 속 피로와 분열을 경험하는 개인의 초상과 허무주의적 세계관을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그 배경이 되는 가상의 ‘막다른 골목(Aporia)’을 공간 속에 재현하고자 한다.
기획자 이준영
작가의 작업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를 전시를 통해 풀어내는 것에 집중하였으며, 최근에는 미술사의 맥락이나 텍스트 레퍼런스를 전시와 시각 매체로 변환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미술사의 맥락’은 조각과 회화에 있어 물질과 형태에 대한 시대별 탐구를 포괄하며, 이러한 방식이 시대마다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리고 전통을 참조하는데 있어 과거와 현재 사이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포함한다. 과거에는 참조 대상이 근접한 시대의 작품과 전시였다면, 최근에는 정보 접근이 용이해짐에 따라 시공간적으로 매우 멀리 떨어진 것을 참조할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편 텍스트 등의 언어적인 요소를 설명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효과적으로 감각화하는 방식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