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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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림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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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센터 진행예정 수림뉴웨이브 2024

    가락

    2024.04.04 (목)

    우리의 음악을 말할 때 “가락”이라고 한다.
    음악 소리의 높낮이가 길이나 리듬과 어울려 나타나는 음의 흐름. 한자를 빌려 ‘加樂’으로 적기도 한다.
    우리의 전통 가락. 치고 달고 맺고 풀며 흔들고 밀고 꺾는 우리 가락을 흐트러지고 넓고, 높고 깊게, 맨손의 살로 어루만지고 뜯어내는 가야금의 성음으로 경계 없는 음악 세계를 펼친다.
    자신만의 언어인 가야금이라는 현의 소리로 자신의 정체성 확립을 추구하고 온 시간들은 가야금의 정체성과 한계를 넘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전통을 지키는 굳건한 뿌리와 자유를 향한 갈망의 뿌리를 하나로 얽어 큰 울림으로 또 다른 세상을 향한 생각을 읽게 한다.
  • 센터 진행예정 수림뉴웨이브 2024

    이미 살아온 미래

    2024.03.28 (목)

    나는, 옛 노래라는 민요가 내 몸에 배어 흐르는 것을 감지하며 하루 하루를 산다.
    너무 수줍어 남 앞에서 제대로 말 한마디 번듯하게 하지 못하던 시절부터 귀가 새빨개져도 왜인지 포기하지 않고 불러서 이제는 몸에 배어버린 것이 이 경기가락이다. 뭔가 더하거나 빼거나 지지거나 볶거나 그래도 양이 차지 않으면 무엇인가 새롭게 만들어왔고 또 그리 살게 되어버렸다.
    내 안의 민요는 변하는 것들과 변하지 않는 것들의 무수한 긴장이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민요는 내 생애가 품고 사는 허다한 나의 것들과 함께, 허투루 다루는 것들은 위약해지고 보석처럼 여기는 것들은 기세등등해져가며 이런저런 관계를 맺으며 실존할 것이다. 그러니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민요의 실체는 바로 ‘나’ 이다.
    사람들은 그런 나에게 자꾸 전통을, 옛 노래를 부른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내 몸에 배어있는 가락은 과거의 것으로 완성된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옛사람들이 준 감성과 기교와 가락을 배어 물고서 그저 ‘현재 진행형’으로 살아내며 지금의 나와 당신들의 이야기를 노래할 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금의 내가, 계속 변해갈 내 마음의 가락이 그저 그 삶을 노래할 뿐일 것이다. 그러니 오늘 공연에 오르는 모든 레퍼토리는 모두 내가 ‘이미 살아온 미래’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다.
  • 센터 진행예정 수림뉴웨이브 2024

    독주

    2024.03.21 (목)

    전통음악에서 늘 다른이의 반주나 합주를 통해 관객과 만나는 타악연주자에게 오롯이 혼자 연주를 하는 독주회란 흔치 않은 기회일뿐아니라 부담이 가는 제목이기도 하다. 글자 그대로의 독주, 한시간 가량을 무대를 혼자서 채워내는 공력은 연주생활의 절반을 넘기고 슬슬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는 사십대 초반의 연주자에게는 꼭 이뤄내야할 숙제이자 숙명이자 사명이요 밥줄이다. 애써서 들이는 정성과 힘을 공력이라 하니 이번 공연에서 공력을 열심히 쌓아 보겠다.